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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프린스그룹, 범죄조직인가 재벌인가|미국·영국 제재의 진실

by 레일라나 2025.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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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캄보디아의 대표 재벌 프린스그룹(Prince Holding Group)이 미국과 영국의 공동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번 제재는 자금세탁과 인신매매, 불법 암호화폐 거래를 겨냥한 국제 공조 수사의 일환으로,
프린스그룹의 화려한 기업 외피 속에 숨겨진 다층적 범죄 구조가 드러난 사건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룹의 지배 구조·계열사 연결망·자금 루트·국제 제재의 법적 근거를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프린스그룹, 범죄조직인가 재벌인가|미국·영국 제재의 진실

목차

  1. 프린스그룹의 회사 구조와 사업 확장 전략
  2. 미국·영국 제재의 법적 근거와 주요 대상
  3. 자금세탁 네트워크의 내부 연결 구조
  4. 제재 이후 동남아 금융시장 변화

1. 프린스그룹의 회사 구조와 사업 확장 전략

프린스그룹(Prince Holding Group)은 2015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설립된 복합 대기업으로,
표면적으로는 부동산 개발, 금융, 항공, 유통, 리조트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합니다.
하지만 2025년 미국·영국 제재 발표 이후, 그 내부 구조가 ‘정상 기업’의 틀을 벗어난 범죄형 네트워크로 드러났습니다.

(1) 공식 조직 구조

프린스그룹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룹은 세 개의 핵심 사업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부동산 부문: Prince Real Estate Group, Prince Huan Yu Real Estate
  • 금융 부문: Prince Bank Plc., Prince Finance Plc.
  • 소비재·서비스 부문: Prince Retail, Prince Hotel & Resort, Prince Airways

이 외에도 Prince Foundation이라는 자선재단이 사회공헌 활동을 표방하지만,
제재 문서에서는 이 재단 또한 자금 이동 허브 역할을 한 것으로 언급됩니다. (home.treasury.gov)

(2) 실질 지배 체계

프린스그룹의 실질 소유자는 천즈(Chen Zhi) 회장입니다.
그는 중국 푸젠성 출신으로, 2010년대 초 캄보디아로 이주하여 Prince Real Estate를 창립했습니다.
문제는 그룹 내 주요 지분이 공식적으로는 그의 명의가 아닌 대리인 6~8명의 법인 명의로 분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지배구조는 자금세탁 방지법상 ‘Beneficial Ownership(실질소유자)’ 규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실제 OFAC는 천즈가 약 80여 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자산을 우회 소유했다고 명시했습니다. (justice.gov)

(3) 해외 법인 네트워크

아래는 제재 문서와 언론 보도를 기반으로 한 프린스그룹의 주요 해외 연결망입니다.

구분 국가 / 지역 법인명 역할 및 특징
지주회사 캄보디아 Prince Holding Group 그룹 본체, 명목상 총괄
투자 법인 홍콩 Awesome Global Investment Ltd. 해외 자금 송금 및 투자 조정
금융 법인 싱가포르 Prince Finance Asia Pte Ltd 외환·가상자산 교환 중개
부동산 법인 영국 Prince Property Holdings UK Ltd 런던 고급 부동산 보유
암호화폐 법인 라오스 / 미얀마 Warp Data, Byex Exchange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세탁 경로
쉘 컴퍼니 버진아일랜드, 세이셸 다수 (117개 이상) 자금세탁 및 위장 거래용 법인

이들 법인 간 자금 이동은 대부분 가상화폐–법정화폐 교환 루트로 이뤄지며,
특히 Warp Data와 Byex Exchange는 피해자 자산을 암호화폐로 전환 후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부동산·은행 계좌로 재투입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출처: therecord.media, chainalysis.com, gov.uk

 

UK and US take joint action to disrupt major online fraud network

Alongside the US Government, the UK has today sanctioned a network that operates illegal scam centres across Southeast Asia.

www.gov.uk

2. 미국·영국 제재의 법적 근거와 주요 대상

프린스그룹에 대한 제재는 2025년 10월 15일, 미국 재무부(OFAC)와 영국 재무부(OFSI)가 공동 발표한 ‘동남아 온라인 범죄 네트워크 차단’ 작전의 일환으로 시행됐습니다.
이 제재는 단순한 금융 제재가 아니라, 국제 인권법·경제법·자금세탁방지법(AML)을 동시에 적용한 복합적 조치입니다.

미국의 제재는 국제경제비상권법(IEEPA)과 글로벌 매그니츠키 인권책임법(Global Magnitsky Act)을 근거로 발동되었습니다.
이 법은 인신매매·강제노동·불법이익 축적에 관여한 외국인 개인이나 단체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입니다.
이에 따라 천즈(Chen Zhi) 회장과 핵심 법인 146곳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전면 차단되었습니다.

영국의 제재는 Money Laundering Regulations 2017Sanctions and Anti-Money Laundering Act 2018을 근거로 시행됐습니다.
특히 런던 소재 ‘Prince Property Holdings UK Ltd’의 오피스 빌딩 및 자산 약 3억 파운드가 동결되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 법인은 불법적으로 유입된 암호화폐 수익을 고급 부동산으로 전환해 세탁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사건의 또 다른 특징은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가 직접 개입했다는 점입니다.
FATF는 캄보디아 금융 시스템을 “자금세탁 고위험국(High-Risk Jurisdiction)”으로 재분류하고,
국내 은행들에 대한 강화된 실사(Enhanced Due Diligence) 절차를 요구했습니다.

미국·영국 정부가 동시에 제재를 내린 것은 국제 공조 수사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두 나라가 “동남아 기반의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네트워크”를
‘국가단위 조직 범죄’로 규정한 첫 사례입니다.
이는 프린스그룹이 단순 기업이 아닌, 범죄의 금융 허브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출처: justice.gov,gov.uk,reuters.com

 

3. 자금세탁 네트워크의 내부 연결 구조

프린스그룹의 자금세탁 시스템은 기존 기업형 범죄 구조보다 훨씬 정교합니다.
그 핵심은 암호화폐–페이퍼컴퍼니–부동산–은행계좌를 잇는 다층 전이(Multi-Layer Flow)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크게 네 단계로 구성됩니다.
1단계: 동남아 ‘스캠 캠프’에서 불법 수익 창출
2단계: Warp Data, Byex Exchange 등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이체
3단계: 홍콩·세이셸·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로 송금
4단계: 영국 부동산과 카지노 자산으로 세탁 완료

OFAC 문서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은 127,271 BTC(약 15조 원 상당)를 보유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온라인 노동착취 및 사기 플랫폼”에서 유래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자금은 믹서(Mixer) 프로그램을 거쳐 수천 개의 지갑으로 분산 이동되었고,
그중 일부는 실제 부동산 거래 자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Prince FoundationPrince Bank가 자금 이동의 중심 통로 역할을 했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들은 “기부금·사회공헌금” 명목으로 자금을 송금받아,
다시 부동산 개발이나 투자 펀드로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흐름을 위장했습니다.

암호화폐 분석기관 Chainalysis와 TRM Labs는
이 구조를 “지속 가능한 금융 범죄 모델(Sustainable Laundering Model)”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즉, 그룹 내부에서 자금이 순환하면서 세탁이 ‘완결’되는 자급형 구조입니다.

이 자금 루트는 국제 금융기관의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다단계 지갑, 무명 명의의 법인, 제3국 중개인을 교차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자금 추적은 평균 7~9단계를 거쳐야만 실체가 드러나는 구조로 밝혀졌습니다.

출처: chainalysis.com,trmlabs.com,home.treasury.gov

 

4. 제재 이후 동남아 금융시장 변화

이번 프린스그룹 제재는 단순히 한 기업의 몰락이 아닌,
동남아 금융시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한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첫째,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은 모든 민간 금융기관에 대해
AML(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의무화했습니다.
모든 외화 송금 거래는 실시간 KYC(신원인증) 과정을 거쳐야 하며,
가상자산 거래소는 FATF ‘트래블 룰(Travel Rule)’을 즉시 적용받게 되었습니다.

 

둘째, 라오스·미얀마·필리핀 금융시장에서도 여파가 확산되었습니다.
이들 국가는 기존에 프린스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현지 법인을 정리하거나
직접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미얀마 정부는 “Warp Data Lao”의 현지 면허를 취소했습니다.

 

셋째, 국제 투자 시장의 반응도 컸습니다.
미국계 펀드와 일본계 금융사들이 캄보디아 내 신규 투자 계획을 보류했고,
반대로 싱가포르·태국은 자금세탁방지 인증을 강화하며 ‘안전 피난처’로 부상했습니다.

 

넷째, 국제 공조 시스템도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미국 FinCEN, 영국 NCA, 호주 AUSTRAC, 한국 FIU가 참여한
“Transnational Scam Taskforce(TST)”가 신설되어
암호화폐 기반 자금세탁 조직을 실시간 추적 중입니다.

결과적으로 프린스그룹 사건은
“가상자산 기반 신흥국 금융범죄의 시대가 끝났다”는 상징적 선언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는 앞으로 모든 글로벌 기업이 **투명한 실소유자 공개(UBO Disclosure)**와
AML 인증을 필수 조건으로 갖춰야 함을 보여줍니다.

출처: FATF.org,reuters.com,bbc.com

 

요약 정리

  • 프린스그룹은 146개 법인으로 구성된 자금세탁 네트워크로 운영
  • 미국·영국이 공동으로 금융 및 자산을 동결하며 국제 공조 착수
  • 자금 흐름은 암호화폐–페이퍼컴퍼니–부동산–은행계좌로 이어지는 폐쇄 루프형 구조
  • 제재 이후 동남아 금융시장 전반이 AML 체계 강화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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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프린스그룹 사건은 “국제 금융의 회색지대”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입니다.
투자자와 금융 종사자는 향후 모든 해외 거래에서
자금 출처·실질 소유자·AML 인증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제는 “돈의 흐름을 숨기는 시대”가 아니라,
투명성으로 신뢰를 얻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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